2010. 10. 20. 11:22

장례식장에서



장례식장에서


                백동흠

사랑과 미움이
눈물 되어
만나는 곳

그리움과 아쉬움이
하나 되여
떠나보내는 곳

차라리
여기에서
미리 만났다면
이다지도 후회하지 않겠건만

떠나보내 놓고
아파하는
인생의 무지를 보네

인생의 결과를
여기에서 보고  

그의 죽음에서
우리네 죽음을 보았으니

아직은
살아 있는 날에
죽어가는 것들을
열심히 사랑하다가

우리 그곳에서
후회할 것 없이  
밝게 웃으며

떠나보내며
떠나가는 삶
살아 봄이 어떠한지



詩作노트
Fuller에서 함께 소그룹 공부를 했던 젊은 목사님의 부고를 갑자기 받고 충격을 먹었습니다.
목사님의 취미인 행글라이더(hang gliding)를 타다가 사고가 난 것이었습니다.
밝게 웃는 그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급히 가실 줄 꿈엔들 상상했겠는 지요

그의 죽음에서 나의 죽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살아 있는 날에 이제 곧 죽어 갈 것들을 열심히 사랑하다가
나의 장례 하는 날  밝게 웃으며 넉넉하게 떠나도록 해야지…….”

장례식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날에는 참 많은 은혜와 위로를 받게 된답니다.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되 우매자의 마음은 연락하는 집에 있느니라.(전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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