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5. 08:52

수세미와 어머니의 손


수세미와 어머니의 손

                  백 동흠

너무나 낡아
버리려고 하는
수세미에게
어머니의 손을 보았습니다.

평생을
거기에 서서
더러워진 그릇을
닦아 주느라
낡아 버렸습니다.

거칠고 거친 면과
부드럽고 부드러운 면이
다 닳고 닳아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손은
투박하게 거칠었습니다.

어머니의 손은
따스하고 부드러웠습니다.

평생을 자식을 위해
닦아 주느라고
닳아 버리고
낡아 버린 어머니의 손이

오래 되어
이제 버려질
수세미 같아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시작노트

아내를 도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너무나 낡아 이제 버려질 수세미 행주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수세미에게서 어머니의 손을 보게 된 것입니다.
한쪽은 거칠고 한쪽은 부드러운
수세미의 모습이 어머니의 손 같았습니다.
평생을 자식위해 낡아지고 닳아 버린
어머니의 손이 수세미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버려질 낡은 수세미를 보면서
왜 이리 마음이 아파오는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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