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 칼럼 2009. 12. 25. 04:53

사랑은 세상을 아릅답게 보게 합니다.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합니다.
         

                                      백  동 흠 목사

광일이라는 어린이가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 교회를 중심으로 동쪽은 안양 재래시장으로 달동네의 모습이었고
서쪽으로는 삼익 맨션아파트가 있었습니다.
양쪽에서 어린이들이 주일학교에 왔는데 한쪽은 귀티가 나고 너무 예뻤습니다.
한쪽은 제대로 얼굴도 씻지 않고 옷도 낡은 모습이고 아주 산만 된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어린이 심방을 갔습니다. 한쪽은 심방을 마치고 나올 때 문에서 삐쭉 인사하고 문을 탁하고 닫으면 끝입니다.

한쪽은 문간에서 인사합니다. “안녕가세요?” 또 골목길까지 쫓아와 또 인사합니다. “안녕가세요?” 그리고 시장의 골목을 지나 시장의 끝에 까지 뒤 쫓아 와서 큰 소리로 “안녕가세요” 외치며 인사합니다. 그리고 조금 가다 뒤돌아보면 아직도 그 자리에 서서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저는 그 달동네 아이들이 좋았습니다.

광일이는 그런 달동네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의 어린이입니다. 그 집에 가보면 한집에 5세대의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방 한 칸마다 한 가정이 사는 것입니다.
광일이의 아빠는 어디론가 떠나 가셨고 엄마 혼자 시장의 어귀에서 나물 등을 팔아 생계를 유지 하고 있었습니다. 형이 하나 있는데 형도 고등학교를 다닐 나이에 일하려 다닌다고 합니다.

성탄절이 다가 왔습니다. 그 해도 연중행사로써 바빴습니다.
그런데 바쁜 와중에서도 내 마음속에는 예수님의 생일 선물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기도 중에 갑자기 한 어린아이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자세히 보니 광일이의 얼굴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성령님의 소원이 떠올랐습니다.
“아 주님께서 이 아이에게 주님의 선물을 준비하라고 하시는구나.”
 확신이 들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아이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아이는 너무 좋아 합니다. 전도사님이 개인적으로 약속까지 하는 것에 대해 너무 황홀하다는 모습으로 그렇게 좋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났습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안양의 중심 상가에 왔습니다. 그리고 비싸지 않지만 아주 좋은 잠바를 하나 입혀 보았습니다. 아이는 “왜 이렇게 하세요?” 을 반문하면서 어색한 모습을 잠바를 입었습니다. 아주 귀티가 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가까운 이발소로 데려 갔습니다. 안 깎는다고 합니다. “안 깎으면 맞는다.” 웃으며 협박했지요. 머리까지 깎으니 귀공자 같았습니다. 그리고 목욕탕을 가려 했으나 그날따라 쉬는 날이었습니다. 이제 설렁탕집에 들어갔습니다. 함께 따끈한 설렁탕과 육개장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할 때부터 아이는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얼굴이 심각해지는 것입니다.
아무 말하지 않지만 안으로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 보는 그 사랑이 안으로 울게 하고 있었습니다.

우린 조용히 교회로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함께 교회 제단에 무릎을 끊었습니다.
전 물었습니다.
 “광일아 왜 내가 너에게 이런 것 해 준줄 아니?” 
아이는 머뭇거립니다. 그리고 한 마디 합니다.
“성탄절이니까요?”“그래. 맞아 주님이 나신 날이지. 근데 말이야 난 주님께 더 큰 선물 받았거든 그래서 너무 고마워서 너에게 선물하는 거야?”
그리고 기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기도하는데 흐느낌이 있었습니다.
조용히 광일이가 울고 있는 것입니다. 한 없이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우는 것입니다. 전 가만히 품에 안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기도 했습니다.
“예수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이 아이의 마음과 눈물을 주님의 생일 선물로 드립니다.”

그 날 이후 교회에서의 광일이의 모습이 아주 많이 변했습니다.
얼굴이 환하고 태도가 의젓해 지고 예배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습니다.
전 느끼었습니다. 주님의 사랑은 이렇게 사람을 변화 시키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구나 생각 들었습니다. 
지금도 그 해의 크리스마스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