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0. 01:21

나는 겨울 나무를 좋아 합니다.

나는 겨울나무를 좋아 합니다.

                   백 동흠


내가 겨울나무를
좋아 하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벌거벗은 모습이  
부끄러운데
부끄러움 없이
스스로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따스한 봄날의 추억과
지난여름의 이름다운 풍채를
자랑할 만한데
전혀 냄새피움도 없었습니다.

혹독한 추위와
모진 바람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또 다시 올
내일의 희망을 기다리며
겨울 들판에
불평 없이 서 있었습니다.

차라리 빈 몸으로
하늘을 담고
가장 낮은 모습으로
그 땅을 지키며
오늘도 굳건히 서 있는
그 모습이 왜 이리 아름다운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왜 내가 겨울나무를
좋아 하는지를…….


詩作 노트

겨울 같은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며 이겨 나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병으로 몸 아프고 가난으로 마음도 아파 힘겨운 나날인데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겨울 들판같은 인생길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차라리 빈 몸, 빈 마음으로
하늘을 마음에 담아 주님을 바라보며 굳건히 서 있는 모습이
왜 이리 아름답고 존경스러운지요.
왜 내가 겨울나무를 좋아 하는 지를 이제야 알아가고 있었습니다.

주님!
누가 뭐라고 해도 봄은 반드시 오게 되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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