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6. 06:17

중년의 겨울 밤



중년의 겨울밤
              
                     백 동흠

어두움,
깊이를 더하는 겨울 밤
하얀 달이 창가에 다가와 고독을 털어낸다

닫힌 창문의 틈을 비집고 들어온 바람은
허한 가슴에 찬기를 털어 낸다.

푸른 하늘과 마주하며
노래하던 지난날의 그대는 어디로 갔는가?

싱싱한 젊음과 나래 치던 파란 꿈들은
언제 녹슨 낙엽 되어 떨어지었는가?

안으로 절여 오는 아픔은
그리움이 아직 죽지 않음인가?

아니면 해 놓은 것 없이 가야하는
황혼의 길 바라보는 아픔이런가?

오늘 밤도
아무도 모르게 눈물로 미소 짓는다.

몸은 온돌에 누워 따스한데
마음은 한기를 느끼며 추위를 털어낸다.
중년의 겨울밤을.......  



詩作노트

요 얼마전 존경스런 어느 분을 만났습니다.
그 분과 함께 하면서 전 보았습니다.

그 분의 얼굴은  
분명 웃는 얼굴인데
눈물이 눈에 고여 있습니다.
말은 없는데
들리는 소리는 있었습니다.

해 놓은 것은 없고
이제 가야하는 황혼의 길을 바라보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인생의 사계절 중 마지막 겨울 밤
지난여름의 푸른 나무의 모습과
푸른 잎의 꿈을 생각하며
아무도 모르게 아파하며 그리워하며
눈물짓는 중년의 모습을.......

온돌에 누운 몸은 따뜻한데
마음은 추위를 느끼며 공허함에 힘겨워하는
존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쩜 저는 그 분의 모습에서 이제 다가가는
나의 모습을 보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