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9. 06:58

어느 노(老) 목사님

 

어느 노(老) 목사님

                      백동흠


오늘
눈가에 서린
슬픈 눈물을 보았네!

사랑했겠지
아주 많이 사랑했겠지

나보다
어린 나이이기에

으레
내가 먼저 가겠지
생각했겠지

어느 날
사랑하는 그대가
한 송이의 꽃을
남겨두고 훌쩍 떠났네!

삶의 구석구석
그대가 두고 간
그 꽃의 향기가
이토록 저려오는
아픔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

오늘도 눈가에 서린
슬픈 눈동자는
황혼의 창가에
홀로 기대어 서있네.

황혼녘
어둠은 다가와
깊은 밤
통과해야 할
인생의 과정이지만

저 건너 편
새벽이 있음을 알기에
주 의지하고
굳세게 이겨 나가자고
감해 권해 드렸네




****
도서관에서
나이 드신 목사님을 오랜 만에 만났습니다.
사모님을 그렇게 사랑하시던 목사님이십니다.

반가워합니다.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사별의 아픔을 마음에 갖고 계셨습니다.

이야기 하는 과정 속에서
어느 틈엔가 살짝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그의 얼굴은 슬펐지만
사랑에 그리워하는 그 얼굴 모습이
참 순수하고 맑았습니다.
“지금 너무 힘들어! 힘들어!” 하십니다.

험한 인생길
그렇게 두 분이 서로 웃고 울고 서로 의지하고
위로하며 살아 온 그 속살 깊은 사랑이
어느 날 갑자기 떠난 그 빈자리가
얼마나 허전하고 힘겨울까

그 날 밤  내내 목사님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아파하며 황혼의 창가에
홀로 서 있는 그 모습을 보며
위로와 희망의 마음을 전해 주고 싶었습니다.

어둔 밤 지나면 새벽녘
밝은 햇살 비추어 온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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