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7. 09:50

인자 - 인간으로 오신 그 분

 

인자 - 인간으로 오신 그분

                  백동흠

아-
당신에게 눈물이 없었더라면
이 가난
이 질고를 몰랐더라면

그리고 이 고통
죽음을 아니 겪었더라면

그래서
인간이 아니 되었더라면


결코
당신을 거부했을 것입니다.



****
제가 위의 시를 만든 것은 고2년생인 어린 자매
영희의 죽음 앞에서였습니다.
키가 훌쩍 크고 달걀형으로 시원하게 생긴 여고생입니다.
그런데 골수암으로 죽어 갔습니다.
그런 아픔과 버려짐
그리고 절망과 두려움
그리고 그렇게 죽어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어린 자매는 마지막 숨을 거둘 때
발끝으로부터 서서히 죽음이 다가 옴을 느끼었습니다.
엄마의 품에 안겨 말합니다.
“엄마 슬퍼하지 말고 기도해 줘
지금 예수님이 날 부르고 있어.
엄마 기도해줘“
그의 얼굴을 평화로웠으나 온 몸은 싸늘하게 굳어 갔습니다.

그리고 죽었습니다.
색동이불 속에 잠들어 있는
어린 자매의 시신 앞에서 속으로 울었습니다.
아주 많이…….
그 때 인자이신 그 분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 눈물을 모른다면
이 가난과 질고를 아니 겪었다면
이 고통과 죽음의 길을 아니 갔다면
제가 주님을 믿을 아무런 이유가 없었을 것을
그때 뼈저리게 느끼었습니다.
그래서 인자가 되신 그분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성탄이
제게는 감격과 기쁨이 되는 이유는
그 분이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가장 추운 때에
가장 가난한 몸으로
가장 추한 마구간 여물통으로 오셨다는 것입니다.

전 그래서 성탄이
참 감격의 날이고 기쁨의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오신
예수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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