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 칼럼 2010. 1. 26. 16:07

맛 없어도 맛 있어요

 “맛 없어도 맛 있어요.”                                   

                                  백  동흠목사

줄기차게 비가 내리는 늦은 시간이다.
아내는 부엌에서 뭔가를 열심히 만든다. 켈리포니아 겨울 비는
한국에서의 가을비 찬 향기 같은 것이 내게는 상큼하게 다가온다.

밖은 차서 그런지 방안이 유난히 따스하게 느껴진다.
어둠 속에서 빛이 더욱 아름다운 것 같이 모처럼 소박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누리는 기분이다. 

밤 9시 즈음이다.
'여보 이것 만들었는데 집사님과 전도사님에게 갖다 줄까요?' 한다.
잡채였다. 시간상으로 좀 늦은 시간이지만 난 좋았다.
더불어 나누며 사는 삶이 얼마나 좋은지 좀 깊은 밤이 되였지만
찬비 속에 밤바람도 씨일 겸해서 쾌히 좋다고 했다.

전화 한 후 먼저 집사님댁을 찾아갔다. 그 다음 전도사님에게 갔다.
우중이라 차안에서 건네주면서 아내는 한마디한다.
"이것 맛있나 모르겠어요? 그냥 생각나서 갖고 왔지요?"
전도사님은 말한다.
"맛없어도 맛있어요"하면 반가워한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생각했다.
"맛없어도 맛있어요...!!"
전도사님의 한 마디의 표현이 뇌리를 스친다.
마치 주님의 음성이 되어 들려 오는 말씀이 있었다.
“그래 더불어 나누면서 산다면 맛이 없어도 맛이 있는 삶이 된단다. 더불어 위해주며 산다면 물도 변하여 포도주가 되게 해주지....”

차창밖에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마치 주의 은총이 비 되여 흐르듯 산다는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도님들이 사랑스러웠다. 
옆에 탄  아내가 사랑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