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7. 15:17

들꽃

     들꽃

                백 동흠


빈 가슴 가득
하늘을 채웠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향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홀로 멋을
내고 있었습니다.

보아 주는 이 없고
품어 주는 이 없어도

들꽃은 알고 있습니다.

간밤에 내린 이슬도
새벽녘 밝은 햇살도
어루만져 주는 바람 숨결도

다 나 하나를 위해
베푼 사랑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詩作노트>
종종 저는 빈들을 찾아 갑니다.
버려 져 있다고 생각하는 빈들, 인적이 끊겨 외롬이 가득찬 곳
그런데 보아주는 이 없고 품어 주는 이 없는 그런 곳에 피어 있는 들꽃을
보게 됩니다.

제게는 슬퍼 보였습니다. 제가 물어 봅니다.
“외롭지 않니?”
들꽃은 웃으며 말합니다.
“외롭다니요? 사랑을 듬뿍 받고 이렇게 있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하나의 들꽃 만 못한 것이 바로 나 자신이구나.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돌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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