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0. 11:20

나는 누구인가

전에 본회퍼의 옥중 서신을 읽었습니다.
본회퍼의 시하나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되고 있습니다.
그의 물음이 곧 나의 물음과 같기에 그분의 시가 아직도 나의 시같이 흐르고 있습니다.
같이 음미해 보았으면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디트리히 본회퍼

나는 누구인가
그들이 종종 말하기를
나는 감방에서 걸어 나올 때
마치 왕이 자기의 성에서 걸어 나오듯
침착하고 활기 차고 당당하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들이 종종 말하기를
나는 간수에게 말을 건넬때
마치 내게 명령하는 권한이라도 있는 듯
자유롭고 다정하고 분명하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들이 또한 말하기를
나는 불행한 날들을 견디면서
마치 승리에 익숙한 자와 같이
평화 롭고 미소 지으며 자연 스럽다고 한다.

나는 정말 다른 이들이 말하는 그런 존재 인가?
아니면 다만 나 자신이 알고 있는 자에 존재하지 않는가?

새장에 갇힌 새처럼 불안해 하고
나의 목을 조르둣 숨 가쁘게 몸 부림 치고
아름다운 빛과 꽃들과 새 소리를 아파하고
사소한 모욕에도 분노로 치를 떠는 (중략)

나는 누구인가?
이것인가? 저것인가?
오늘은 이런 인간이고 내일은 다른 인간인가?
아니면 동시에 둘 다인가? (중략)

나는 누구인가?
이 고독한 물음이 나를 비웃는다.
하지만 내가 누구이든 주님은 안다.
내가 주의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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