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1. 05:12

혹 고슴도치의 사랑 아니세요?



고슴도치의 사랑

               백  동흠

(1)
오늘도 찬비가
내립니다

춥습니다
따스함이 그립고
사랑하는
그대의 품이 그립습니다

운명같이 만난
사랑이기에
그대 외엔
나의 사랑 없습니다

(2)
그리움의 끝에는
항상
미소 짓는
그대의 모습이
머물러 있기에
오늘도
그대와 함께 하고 싶어
찬비 내리는
거리로 나서야 했습니다

(3)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
밖은 추우나
안은 따스했습니다

(4)
모를 일입니다
다가가면 갈수록
찔림이 됩니다

전혀
원한 것도 아닌데

무엇이
어떻게
가시가 되어 찔리는지
모를 일입니다

(5)
마음으로
사랑하면서
그리움에
그렇게 원하면서
다가가지
못하며
떠나가지 못한 체
거기에
서 있어야 했습니다

(7)
그리고
이 긴밤
홀로가 되어
온몸으로
찬비를
맞고 있어야 했습니다


(시작노트)
이곳 LA는  찬 비가 내립니다.
이런 찬비 내리는 날이 되면 고슴도치의 사랑이 생각이 났습니다.
아주 어릴 때 흠벅 비온 이른 아침 우리 집 장독대 옆 웅덩이에서 홀로 떨고 있는
고숨도치 한 마리를 본적이 있었습니다.

맑은 눈동자를 갖고있는 고숨도치는 흠벅 젖어 온몸으로 추위에 떨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상처를 많이 받았는지 온 몸이 가시로 덮혀 있었습니다.

분명 그리워 하는데 그리고 사랑도하는데
받은 상처의 가시로 인해 다가 가지도 못하고 떠나가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찬비 내리는 긴밤을
홀로가 되며 온 몸으로 찬비를 맞으며 추위에 떨고 있는
슬픈 고슴도치의 사랑이 생각났습니다.

혹 이 슬픈 사랑의 주인공이 그대가 아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