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26. 05:57

아내는 조폭두목

 

아내는 조폭두목

                      백동흠

아내는
우리 가정의 깡패이다

아니
억세기 그지없는
막가파
조폭두목이다.

조직적으로 다가와
빗나가지 않도록
확실하게 잡아 꼼짝 달싹
못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분명
이것은 독재이고 폭력인데
싫어하면서 고마워한다.

질서가 잡혀지고
따스한 분위기가 조성되니
오히려 희한하다.

거친 머스마들은
어린아이같이 그 품안에서
즐거워하고

집에만 돌아오면
하나도 예외 없이
조폭두목만 찾는다.

ž告?
나는 안다.
그 안에 사랑이 있고
눈물이 있고
기도가 스며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깊이 이해하며
변함없이 품어 주는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아내는 오늘도
조폭두목으로
거친 머스마들을 잡느라
여념이 없다.



시작 노트

아내는 우리 가정의 깡패입니다. 아니 조폭 두목입니다.
거친 머스마들을 보호하여 책임지다(?) 보니 그렇게 됐나 봅니다.

오늘도 휘두르는 그의 폭력 덕분에
가정의 지켜지고 자녀들은 잘들 크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집요합니다.
지칠 만한데 지침이 없습니다.
이제는 포기할 만한데 포기 하지 않습니다.
알고 보니 이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잃어버린 영혼을 끝가지 찾아가서 건져낸
그 하나님의 사랑 같은 그런 사랑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은혜라고 말하고는 그런 사랑이었습니다.

저의 아내는 조폭 두목입니다. 자식들은 깡패라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좋아들 합니다. 웃기는 집안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정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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