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 칼럼 2010. 7. 4. 08:29

솜털 원숭이와 철사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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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솜털 원숭이와 철사 원숭이
 
                                         백  동흠목사

한 행동학자의 실험이 있었습니다.
원숭이 우리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 두 마리의 어미 원숭이를 양쪽에 만들어 세워 놓았습니다.
한쪽은 철사로 칭칭 감아서 어미 원숭이를 만들고 그 젖꼭지에 우유가 나오도록 했습니다.
또 한 쪽에는 솜으로 칭칭 뭉쳐서 어미 원숭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솜털 원숭이에게는 우유병을 달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우리 안에 새끼 원숭이들을 풀어놓았습니다.
원숭이 새끼들이 배가 고프니깐 철사 원숭이에게 다가가 젖을 빨아 먹고 내려와 놀곤 했습니다.
이때 이 새끼 원숭이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괭가리를 울리고 괴성이 들리게 했습니다.
그때 이 새끼 원숭이들이 자신에게 젖을 준 철사 원숭이에게 달려 갈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새끼 원숭이들은 솜털 원숭이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습니다.  
그 뒤 새끼 원숭이들이 솜털 원숭이 주변을 돌며 놀다가 배가 고프면 철사 원숭이에게 가서
살짝 우유만 먹고 다시 돌아와 솜털 원숭이의 주변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실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왜 현대인이 외롭고 고독한가를 깨닫게 됐습니다.
그 이유는 철사 원숭이같이 똑똑하고 유능하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사무적입니다. 말 한 마디에 똑똑이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때로는 숨이 막힐 정도로 완벽합니다. 다만 이뿐이라면 철사 원숭이에 불과할 뿐입니다.

둘째는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를 깨닫게 했습니다.
솜털 원숭이는 젖을 주지 못했습니다.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필요를 채워주지를 못 했습니다.
그러나 정서적입니다. 편안하고 따스함이 있습니다. 쉼이 있고 안식이 있고
위로와 평강이 솜털 원숭이의 품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린 새끼 원숭이들은 본능적으로 솜털 원숭이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며 누리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여!

그대는 철사 원숭이의 모습인가요?
아니면 솜털 원숭이의 모습인가요?
너무 똑똑한 사람이 되기보다 조금 어수룩하게 보이고
좀 부족해 보여도 넉넉히 품어주고 변함없이 품어 주고 항상 품어주는
그런 사람으로 거기에 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