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6. 09:12

눈꽃



눈꽃

          백 동흠

하늘이 은총이
하얀 꽃 되여 내립니다.

하얗다 못해 순결하여
세속에 더렵혀진 마음,
그래서 맑아지는 것 같네요

소란하지도 않고 들렘도 없이
어찌 그리 조용히 다가와
모든 이를 감싸 안아 주는지
속 좁은 가슴,
그래서 넓어지는 것 같네요

메마르고 각박한 사람들에게
스스로 눈녹아
그 영혼 촉촉히 젖어 들게 하는지
밝은 얼굴,
그래서 웃음 꽃 피어나게 하네요  

아!
눈은 꽃같이 아름답습니다.
산과 들
그리고 마음을 온통 하얗게 물들이는
겨울에 피는 하얀 꽃입니다.


詩作노트

이곳 LA에는 눈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겨울은 잃어버린 절기입니다.
눈이 그리워 종종 산을 찾아 갑니다.
이곳에 비가 내릴 때 그곳에는 눈이 옵니다.
내리는 눈이 꽃 되어 나의 마음에 젖어 듭니다.
눈에서 향기가 났습니다.
그리움의 냄새였습니다. 흠뻑 취했습니다.
마음도 맑아지고 가슴도 넓어지고 영혼에 촉촉이 젖어들어
얼굴조차 밝은 웃음으로 가득했습니다.
아! 눈은 꽃같이 아름다웠습니다.
산과 들을 온통 하얗게 물들이는
겨울에 피는 하얀 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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