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4. 08:58

청국장(담북장)



청국장(담북장)

               백 동흠

부글부글
끓는 소리
사랑이 익는 소리

구수한 냄새는
오랜 세월 맛들어온
엄마의 냄새

추운 겨울
집에 들어오면
모락모락 피워내는
행복이었지

비록 뚝배기는
무뚝뚝하고
재미덩이 없다고 하지만

가난하고 배고픈
험한 시절을
묵묵히 견뎌온
엄마의 사랑이었지

과묵하게
묵묵하게

안으로
부글부글
익혀온 사랑

한 상에 둘러서
맛있게 먹었지
행복을 먹었지
사랑을 먹었지


詩作노트

어머니가 부글부글 끓여 만든 따끈한 담북장이
생각이 나서 적어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늘 즐겨 먹던 담북장
장가든 후 아무 때 든지 어머니의 집에 찾아 가면
어느 틈엔가 따끈한 밥에 부글 부글 끓인 청국장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지금 어머니는 넘어지신후 머리를 다쳐 병원에 누워계십니다.
어쩌면 영원히 추억이 될 어머니의 청국장을 그리워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한편의 시가 되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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