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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사랑
치매의 사랑
백동흠
기억은 있는데
생각이 안 난다는 거야
너무 보고 싶고
너무 그리워
눈물을 짓고 있는데
떠오르는 것은
저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 같다는 거야
웃으면서
한마디 하는 것이
이름도 잊혀지고
얼굴도 잊혀지고
하얀 슬픔이 구름같이
다 흘러 간다고 해도
그래도 아직은
마음에 다가오는
느낌이라도 있기에
행복하다는 거야
감사하다는 거야
****
치매로 모든 기억이 지워져 나간 다해도
누군가를 사랑하며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다는 그 사랑의 느낌이 마음에 남아 있는 것 만으로도 고마워 하며 행복해 하는 그 모습이 제게는 아름다운 사랑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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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소녀상- 열방의 땅 끝에서 부르고 있었습니다.
백동흠
어리고 예쁜 사랑스런 우리의 딸이
지금도 살아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그 이유를 알고 있는지요?
응시하는 그 눈동자에 여전히 눈물이
젖어 있음을 아시는지요?
길고 아름다운 댕기 머리가
왜 이리도 무참히 잘려 뜯겨 나간
단발머리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그대는 알고 계신지요?
엄동세월 모진 풍파의 그 험한 그 길을
어찌 맨발로 걸어서
여기까지 와 있어야 했는지요?
어린 소녀에게
무슨 한이 맺혔다고 불끈 진 주먹
피지를 못하고 있을까요?
성노예의 현장에서
당한 그 고통 알아 달라고요?
이미 그 상처와 아픔은
내 운명이 되어 딱정이 지고
또 딱정이 져있을 뿐입니다.
한 맺힌 삶에 대한 보상이라고요?
이 나이에........?
이제는 땅에서의 미련은
조금도 없을 뿐입니다.
나만이 해야 할 일이 있기에
그것이 나의 사명이라 생각하기에
지금 여기에 와서 앉음을 아시겠는지요!
그것은 반인륜적 행위이기에
다시는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되겠기에
너무나 큰 죄악이기에
역사에 덮여서는 안 되겠기에
무릎 끓고 참회하는 그 모습을 통해
보고 싶기 때문이었습니다.
언젠가 부터
인류의 보편적 질서인
인권과 생명의 존엄성을 위해
열방의 사람들이 불러내고 있었습니다.
어리고 예쁜 사랑스런
우리의 딸이 지금은 한국을 떠나
온 세계 민족의 땅에
조용히 자리 잡고 앉아 있습니다.
빈자리 하나를 마련하여
옆에 앉자고 하면서
내 아픔을 느끼어 보자고 하면서
역사의 교훈을 삼아 다시는 이런 아픔이
이 땅에 생기지 않도록 하자고 하면서
비둘기 한 마리 키우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열방의 땅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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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속의 숲
비속의 숲
백동흠
오랜 가뭄이었다.
지치고 힘든 흔적이
숲에 가득했다.
그래도 다들 흔들림 없이
숲을 지켜 왔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송은 다들 잘 견디어
주었다고 축복하고
뿌리부터 말라오던
어린 나무들은
가지 끝에서 살아온다.
누렇게 변해 버린
수풀들도 다들 일어나
춤을 춘다.
흠뻑 젖어드는
바위 조차로
너무 시원하다고
껄껄 웃어 제킨다.
비속의 숲
그들의 생기가
내게도 흠뻑 젖어온다.
내 영도 맑게 일어나
함께 웃어진다.
< 詩作노트>
오랜 가뭄이었습니다. 비 내리는 숲을 찾아 갔습니다.
흠뻑 젖어드는 것이 너무 정겨웠습니다.
오랜 가뭄의 세월을 흔들림 없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잘 견디어 주었다고
서로들 격려하며 축복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숲 속 한 복판
조용히 서 있는 나에게도 그들의 생기가
전해져 옵니다. 내 영혼도 어느 틈엔가
흠뻑 젖어 들며 그들과 동화되어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아!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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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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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동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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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정적
백동흠
차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침묵이 흐른다.
온 세상이
조용히 멈추어 있다.
뿌리 깊은 나무들은
파란 하늘을 벗 삼아
저마다 깊은 교감을 나누고
새들도
자기 소리를 내며
여운을 남긴다.
바람의 소리도
나무 가지에 살랑이
앉아 여유롭다.
너무나도
편해 보이는
돌 바위가 손짓하며
내 옆에 앉자 한다.
그 들의 공간에
들어와 보니
내 안에 온통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이들과 하나 되여 보려고
마음을 비우고
깊은 정적 속에 나를 잠긴다.
< 詩作노트>
종종 집에서 조금 떨어진 외딴 숲을 찾아 갑니다.
오랜 간만에 찾아간 숲은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를 맞아 줍니다.
차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깊은 정적이 온몸에 젖어 듭니다.
자연의 안식이 내게 스며 옵니다.
참 좋습니다. 평화였습니다.
편해 보이는 바위에 앉아 조용히 나를 풀어 놓았습니다.
내 안에 너무 시끄러운 소리가 있음을 느껴집니다.
자연과 하나 되여 보려고 깊은 침묵 속에 잠기어 보았습니다.
내 영의 그윽이 깊은데 맑은 가락이 흘러나옴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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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감사합니다.
형님 고맙습니다(15년 어머니 주일에)
백동흠
어머니는
2010년 5월
한 번의 실수로 넘어졌다
벌써 5년째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들 양로 병원으로
모시라 하는데
형은 막무가내다
변함이 없다
기침 하나 해도
콧물 한 방울 떨어져도
못내 안타까워
병원을 찾기를 여러 번
혹시나 더울까봐
혹시나 추울까봐
어린 아이같이 감싸 안 듯
외출 한번 제대로 아니 하시며
그렇게 모시기를 4년째이다
1년 365일
평안히 잠든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새벽 기도하러 갈 때가
그리 좋다고 활짝 웃는다.
그 정성이 스며 든 걸까
그 마음이 전해 진 걸까
94세의 연세에
누워서 사시는데
아프신 곳이 없으시단다.
몸은 조금씩 쇠하여 가시는데
얼굴은 환하게 밝으시고
행복해 하시는 모습이다
세상에
많은 자식이 아니다
단 하나만 옆에 있어 준다면
얼마든지 행복해 질 수 있는 거다
아들 하나가
인생의 끝자락
그 노후를 이다지도 행복하게
하는 것을
나는 보고 있는 것이다.
형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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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들꽃
백동흠
간밤의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았습니다.
거친 바람에
온 몸이 흔들렸어도
오히려 더 깊이
뿌리를 내렸습니다.
보아 주는 이 없어도
알아주는 이 없어도
그리고 이제 곧 시들어 진다해도
전혀 문제를 삼지 않았습니다.
천박한 땅일지라도
자신의 날
주어진 때
활짝 꽃 피워낸 모습이
너무 대견스럽고
아름다웠습니다.
주어진 날 조차도
피워내지 못하고
불평 원망하는 사람 네들을 보면서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
빈들에 나갔었습니다.
인적이 끊긴 곳에 피어 있는 들꽃을 보았습니다.
거칠고 천박한 땅
물기 하나 없는 메마른 땅에 핀 꽃이었습니다.
거칠고 억세고 투박했지만
제게는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천박한 땅에 피어낸
그 모습이 너무 대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주어진 날 조차도 피어 내지 못하는
우리들 모습을 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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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같은 사람
보름달 같은 사람
백동흠
어두운 밤인데
동쪽 산에
보름달이 떠오른다.
깜깜한 산봉우리
아랑곳 하지 않고
환한 얼굴로
조용히 솟아오른다.
노르스름한 것이 밝다
부드럽다.
온화하다.
온통 어두운데
훤하게 비추이는 것이
겸손이다.
은은히 비추어 주는
빛이 포근하다
위로가 되며 편안하다.
먼데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의 주변을
비추어 주는 빛이
어둠속에 희망이 되게 한다.
갑자기 그리워지는 사람 있다,
어두운 세대에
주변을 은은하게 밝혀 주며
위로가 되게 하며
희망이 주는
보름달 같은 사람 말이다.
< 詩作노트>
어제는 정월 대 보름이었습니다.
새벽 기도 시간에 어느 권사님이
다섯 가지 나물을 예쁘게 포장하여
나의 차 위에 놓아두었습니다,
그날 저녁 정월 대보름,
달맞이를 했습니다.
마음으로 버무리고 사랑을 맛을 낸
다섯 가지 나물을 오곡밥과 함께 먹으면서
달맞이를 했습니다.
어둡지만 밝았습니다.
추웠지만 따스했습니다.
우리는 햇빛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빛을 받아 반사하는 달빛은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어두운 땅에 은은히 빛을 비추어 주며
조용히 사랑을 베풀어 주는
보름달 같은 사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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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사랑 내게 있음으로
그대의 사랑이 내게 있음으로
백동흠
아!
그대의 사랑이
내게 아름다운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이 묻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대의 사랑이
내게 이다지도 풍요로운 것은
나의 허물과 부족을 있는 그대로
받아 주며 즐거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대의 사랑이
나에게 눈에 부신 것은
깨끗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 영혼이 맑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기뻐하는 것은
거짓 없는 마음으로
즐거워하며
깨끗한 영혼으로
바라보는 그 사랑을
온 몸으로 느끼기 때문입니다.
어두워도 밝았고
추워도 따스했으며
가난해도 풍요로웠습니다.
아! 사랑하는 그대여!
그대가 내게 있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 詩作노트>
그래요.
누가 뭐래도 저는 너무 행복하답니다.
그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의 원천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에게서 나오는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은 생명같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 사랑이 그대를 통해 내게 흐르고
나 또한 그 사랑을 받으니 그 사랑을 누군가에로
흐르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다 행복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보라 아버지께서 어떠한 사랑을
우리에게 주셨는고."(요일3:1)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요일4:11)
그 사랑 안에 그대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가 다 행복해지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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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하늘에는
오늘이 설이라고 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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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라고 하네요. 썰렁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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