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1. 02:37

고향의 하늘에는

 

오늘이 설이라고 하네요

설이라고 하네요. 썰렁하네요.
타국에서 사는 거니깐
이라고 하면서 편하게 지나가려고 합니다만
왠지 마음의 한 컷에서는 그리움이
하얀 눈이 되어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정서, 우리의 문화,
우리의 풍요로움을 자녀들에게 느끼게 해 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덩그러니 떡국 하나 먹이면서
“이것이 설이다.” 라고 말하는
나 자신도 영 우스웠습니다.ㅋㅋㅋ

어린 시절, 고향의 하늘에는
하얀 눈이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하얀 그리움되여
내 마음에 눈이 하염없이 내리고 있습니다.
정답고 그리운이들이 하얀 얼굴되여 살아나네요.



고향의 하늘에는

            백 동흠

지금도
고향의 하늘에
눈이 내립니다.

어저께는 까치설날
오늘은 우리 설날

곱디고운 색동옷에
세배하는 아침에  
할머니, 할아버지 쌈지 돈
환하게 웃으며 주시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옹기종기 둘려서
하얀 쌀밥에 미역 국
바싹 구운 김 한 톨
얹어 먹을 때
행복을 먹었습니다.
사랑을 먹었습니다.

어깨동무
내 동무 함께 만나
자치기 하며 널뛰기하며
윷놀이하고
어울려 뛰 놀던
그때 그 모습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지금도
고향의 하늘에는
하얀 눈이 내립니다.

하얀 그리움 되어
하염없이 내 마음에  
눈이 내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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