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16. 07:00

어둠인것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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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인것을 몰랐습니다.

                백 동흠    

즐겼습니다.
그게 편하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먹고 마시며
말하며 살았습니다.

예의 바랐고
도덕적이었으며
인간적이라고 했습니다.

스스로를 비교하며
의롭다고 했고
착하다고 하며
아름답게 치장했습니다.

어느 날
빛이 비추이기까지

그것이
회칠한 무덤인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뿌리 깊은 죄와
육체의 온갖 탐욕이
나를 사로 잡아가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어둠으로 체질화된  
어둠의 자식인 것을
빛이 임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았습니다.


詩作노트

창문하나 없어 캄캄한 화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불을 키는 순간 몇 마리의 바퀴벌레를
목격할 때가 종종 있었을 것입니다.

밝은 빛이 들어오는 순간
바퀴벌레들은 순식간에 어둠으로 도망갑니다.
그리고 어둠으로 숨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들은 빛이 싫었습니다.
어둠이 편하고 좋았습니다.
이미 어둠이 체질화 되어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게 우리의 모습이며
인생의 현상임을
바퀴벌레를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빛이 임하고 나서야
내 자신이 어둠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