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18. 13:19

시들은 백합화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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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은 백합을 보며.

                   백동흠

어제 핀 하얀 백합
오늘 속절없이
시들었습니다.

아름다웠던 그 시절
생각하면
많이 아프지만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
자신의 길을
의연히 가겠지요!


어쩜 죽음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에게
다가오는 과정이기에

시들었으나
천명(天命)을 다해
당당히 서 있는 그 모습
오히려 아름다웠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생명!
그 자체가 위대한 것

끝가지 살아서
당당히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

요즈음
배우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시작 노트>
전임 대통령의 장례식날 어느 여 대학생이 함께 가자고 장례식 생방송을 보면서
자살한 소식을 듣고 참 많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느 권사님의 아들이 이 세상의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없음에
다음 세상에서 기회를 찾아 보겠노라고 하면서 지긋 지긋한 이 세상을
먼저 가겠노라고 인사하고 죽은 어느 권사님의 슬픔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번 죽는 것은 정한 것이요 그 다음에는 심판이 있는데 너무나 쉽게
스스로의 삶을 자살로 정리하는 모습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최진실씨의 동생 진영씨의 죽음도 비극적이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 부활 주일날에 백합 꽃 하나를 선물 받았습니다.
하얗게 활짝핀 백합의 모습이 너무 아릅다웠습니다.
백합꽃을 응접실 밝은 곳에 올려 놓았는데 방안을 화사하게 빛내 주었습니다.
그런데 10여일지난 오늘보니 백합 한 송이가 시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시들어 가는 백합화의 모습은 추해 보였습니다.
누렇게 쭈글 쭈글하게 녹슬어 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그것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그런 추한 모습인데도 여전히 당당하게 그 자리를 지키며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을 지켜 나가는 모습이 오히려 위대하게 느끼여 졌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생명! 그 자체가 위대한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끝가지 살아서 마지막 순간까지 당당히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오히려 시들어 가는 모습속에서 더 아름답다는 생각까지 하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었고 이렇게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당당히 살아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  참 위대한 것 같지 않으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