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 칼럼 2014. 5. 17. 16:35

세월호와 양심선언서

 

세월호와 양심 선언서  

                                   백 동흠목사 

세월호의 참사는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희생자 304명중 275명은 우리의 어린 딸과 아들들입니다.
채 피지도 못한 꽃으로 떨어졌습니다. 
말로 표현할 길이 없는 아픔이었습니다.
이것이 정치적 정략적으로 이용되게 해서 안됩니다.
또한 반 정부 운동으로 번지게 해서도 안됩니다.
촛불 집회를 통해 애도하는 것은 아름다우나
이것이 국가의 기장과 헌정질서와 사회를 혼란게 하는 빌미를
주어서도 안됩니다.
이 역사적 불행과 아픔을 미래의 역사의 귀한 교훈으로
남기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1. 우리의 할 일

이제 우리가 미래의 역사를 위해 묵묵히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첫째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자는 것입니다.
  
평생을 두고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어른으로써 어린 영혼의 영전 앞에서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둘째는 더 이상의 비리는 용납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어린 영혼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가장 근본적 원인은 "비리”입니다.
어린 영혼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이제는 더 이상의 편법도 비리도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2. 우리의 고백

그리고 이 일을 위해서 해야 할 고백이 있습니다.
나도 비리에 편승했습니다.
편법을 허락했고 익권과 특혜가 있다면
얼마든지 눈감아 주고 적당히 넘어 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비리가 모여 오늘의 비극을 가져 온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스스로 고백해야 합니다. 

<양심고백서>
 
첫째는 나 자신이 비리의 공조자였습니다.
둘째는 나 자신이 어린 영혼을 죽인 공범자였습니다.
셋째는 세월호의 비극은 다 내 탓입니다. 

3. 우리의 다짐

어린 영혼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기 위해서
그들이 죽어서 준 역사적 교훈이 있기에 다짐합니다.
 
<양심선언서>

나는 정직하고 바르게 살겠습니다.
나는 편법도 비리도 용납하지 않고 살겠습니다.
나는 가난한 사람과 모든 것을 나누며 더불어 살겠습니다.
 

4. 우리의 방법

우리의 방법은 나 하나부터의 시작입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편법과 익권을 거부하고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여
우직하고 강직하게
나 하나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풀뿌리 운동같이 번져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나 하나가 너가 되고 나와 너가 우리가 되게 하고
마을마다 고을마다 나 하나로부터 시작하여
천천을 이루고 만만을 이루게 하는 것입니다.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룰 때까지
나 하나가 도덕 재무장을 하는 것이며
나 하나가 도덕성의 회복을 위한 출발을 하는 것입니다. 

5. 구체적인 지침

① 개인의 양심의 고백과 선언서를 만듭니다.  
학원에서, 직장에서, 관청에서 마을의 경로당에서 어디에서든지
한 개인이 양심고백과 함께 양심 선언서를 만드는 것입니다.   

② 선포하게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스스로 선언하는 것입니다.
가족의 이름으로 해도 좋습니다. 
교회의 이름으로 해도 좋습니다.
한 가게의 종업원들이 해도 좋습니다. 
직장의 한 부서에서 해도 좋습니다. 
당당하게 고백하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③ 노란 리본의 의미를 바꾸어 달자는 것입니다.                                         꼭 살아 돌아오라고 기다리고 있겠노라고 가슴에 달았던
노란 리본이 이제는 비리를 추방하는 노란 리본이 되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들이 죽어서 살아 밝게 웃으면 돌아오는 그 날까지
이 땅의 비리를 추방하는 노란리본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참 좋은 표어인 것 같습니다.

어느 유가족이 말했습니다.
내 자식의 죽음이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도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나 하나 하나가 양심의 고백과 함께 선언을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 모두 정직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이것만이 유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며                         
내 자식이 결코 헛된 죽음이 아님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어린 영혼들이 밝게 웃으며
돌아 오게 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우리 저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조용히
양심 고백과 양심 선언을 했으면 합니다. 

     "먼 훗날
      대한민국의 맑고 청청한 바다 위에
      아름다운 유람선을 배 띠울 때
      우리의 자손들에게 말해
      줄 수 있게 하는 거야 

      그날
      2014년 4월 16일
      사랑하는 아들, 딸들이 죽어서 주신
      아름다운 역사의 교훈이 있었기에
      오늘 이 맑은 세월의 바다 위에
      아름다운 유람선을 배 띠울 수 있었노라고…….
      (세월호 비리의 바다에 빠지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