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 칼럼 2013. 8. 3. 05:30

우리 동네 동네 마켓을 하는 어르신이 돌아 가셨어요.




저의 동네에 동네 마켓하시는 어르신이 돌아 가셨어요.

                                              백동흠 목사 

“날씨가 무척 덥죠?”
“수고가 많으시죠?”
“걱정이네요. 요즈음 사람들이 다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자투리 돈은 그냥 넣어 주세요.”
“오늘은 떡이 너무 맛있어서 그냥 드릴게요. 사모님과 맛있게 드세요.”

동네에 작은 마켓의 주인이 있습니다.
종종 마켓에서 무엇을 사서 계산할 때마다 제게 하시는 말입니다.

그 어르신을 대할 때 마다 항상 구수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온화한 얼굴로 대화해 주시는 말이 정감이 담뿍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 사는 냄새가 모락모락 났습니다.
오늘의 뉴스를 화제 삼아 자신의 감정을 전해 주고
“10불 25전 인데 10불만 내세요.”
“시루떡 참 맛있습니다. 먹어 보세요.”
“이건 제가 많이 깎아서 파는 거예요.”
옛날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장터에 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사무적이고 무 관계적으로 사는 현대인들 속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나게 해 주신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변함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이민 와서 지금까지 강산이 두번 변하는 세월이 흘렀는데 
항상 그 모습 그 얼굴로 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근처에 대형 한국 마켓이 있음에도 동네 마켓으로 건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저의 아내는 단골손님입니다. 주인아저씨가 너무 좋다고 합니다. 
지난 5월 25일 토요일입니다. 아내는 마켓에 들렸습니다.  
“아휴 우리 예쁜 손님 오셨네.”
아내는 답합니다. 
“아마 모든 손님이 다 예쁘게 보일 거예요?”
“아니 저는 거짓말 못합니다.”
“오늘 맛있는 떡이 왔는데 드셔 보세요.”

이것이 그분과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그날 밤 갑자기 돌아가신 것이었습니다. 
저와 저의 아내가 이 소식을 들은 것은
Memorial Day 연휴가 끝난 그 다음날 어느 집사님을 통해서였습니다.
아내는 충격을 먹은 양 한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언젠가 제가 물었습니다. 예수는 믿으시지요?
그의 답변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그럼요.”이었습니다.
충분이 한 교회의 장로님으로 봉직할 만도 한데 
직분 없는 “성도”로써 평생을 사셨다고 하네요.
천직같이 마켓을 지키며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근면과 성실로 
모든 사람 앞에서 친절과 봉사로 
살아온 삶이 가장 “아름다운 신앙” 
그 자체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날 신앙의 껍질 속에서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들이 참 많은데
차라리 순수한 인간으로 자신의 주되신 예수님 안에서 
가장 인간적으로 사시다가 주께 돌아가신 분이라 생각이 듭니다.
구수하게 소박하게 웃으시던 그 얼굴 그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이제 주안에서 영생의 복을 누리소서! 아멘



* 아래의 시는 언젠가 가까이 함께 살던 어느 분이 돌아 가신후 만든 시입니다. 
 그냥 적고 싶어서 적었습니다. 그냥.....


삶이란?

            백  동흠
          
삶이란? 
항상 죽음과 같이 가는 것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어져 갈까

그의 삶이 
나와 똑 같은 삶이었기에
그의 죽음에서 
나의 죽음을 보고 있다

죽음은 
항상 살아 있는 것같이
다가오기에

오늘도
그를 맞이하듯
내 살아 있는 
삶을 사랑하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