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치매의 사랑
백동흠
2016. 2. 2. 12:46
치매의 사랑
백동흠
기억은 있는데
생각이 안 난다는 거야
너무 보고 싶고
너무 그리워
눈물을 짓고 있는데
떠오르는 것은
저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 같다는 거야
웃으면서
한마디 하는 것이
이름도 잊혀지고
얼굴도 잊혀지고
하얀 슬픔이 구름같이
다 흘러 간다고 해도
그래도 아직은
마음에 다가오는
느낌이라도 있기에
행복하다는 거야
감사하다는 거야
****
치매로 모든 기억이 지워져 나간 다해도
누군가를 사랑하며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다는 그 사랑의 느낌이 마음에 남아 있는 것 만으로도 고마워 하며 행복해 하는 그 모습이 제게는 아름다운 사랑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