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

백동흠 2010. 7. 24. 15:01


어린이 날

아버지
오늘은 어린이 날입니다
언제나 학교에 가면서 바라보는 가게의 과자
그런것 안 먹어도 좋아요

가지고 싶은 고무공도
안가져도 좋아요
참고서는 빌려 보면되지요

다만 밀린 시험지 값
기성회비와 저금돈은 어찌할까요?

그리고 언젠가 기다리라고 하시던
크레옹이 있어야
미술 공부를 합니다

아버지
왜 오늘은 말이 없으신가요
그처럼 슬픈 얼굴인가요

아버지
차라리 여느 때 처럼 꾸짖어 주세요
이놈 돈이 있어야 주지
밥도 못 먹는 형편에... 라고요

그러면 저도 눈물을 거두겠습니다
이를 꼭 깨물고 골목을 뛰쳐 나와
하늘을 쳐다 보며
학교에 가겠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오늘이 어린이 날입니다
무엇 때문에 있는지 모르는
하루만의 어린이 날입니다.




이오덕님의 글입니다.
이오덕의 글을 읽고 마음으로 울었습니다.
행복의 주변 자리에서 기웃 거리며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흠치면서 슬픔의 날들을 보내는
우리의 어린 형제와 자매를 보았습니다.
마음으로 함께 느끼며 배려하고 섬기는 삶을 살자
다짐해 보았습니다.

섬기는 삶이 아릅답습니다.

행복의 주변 자리에
기웃 거리며
오늘도 슬픔의 날을
그늘진 곳에서
아무도 몰래 눈물로
보내는 분들이 있겠지요.
조용이 다가가
함께 해주며 섬기는
그대와 나의 모습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