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 향
백동흠
2010. 9. 23. 04:02
고 향
백 동흠
가을 하늘
구름같이
그 시절 이야기
피어오른다.
가보아야
낮선 타향
그래도
그리움 일어
마음속에 살아
눈에 가득 함이여!
살아서
그리워하게 하며
사랑하게 하는
고향은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을 하늘
구름같이
내 마음속에
살아서
피어오르는 것
-시작노트--
추석입니다.
지금 저는 외롭습니다.
그리고 그립습니다.
아련히 떠오르는 그 시절,
그리운 사람들
그리고 사랑스런 추억들,
즐거웠던 그 사연들이
왜 이리 절여 오는지 모를 일입니다.
솔잎 향기 펄펄 나는 송편을 빚어서
먹어 보라는 어머니의 손길이…….
가을 잠바 하나 사서 입혀 주시고
그렇게 대견스러워 하시며 환하게
웃으시던 그 아버지의 얼굴이
눈물 나도록 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고향 땅을 갔었습니다.
타향이었습니다.
고향 땅에 가서
고향을 잃어버리고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먼 타국의 땅 이곳에서
하얀 보름달을 보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외롭습니다.
다시 갈 수 없고
다시 볼 수 없는
그 시절,
그 사람들이 그립습니다.
지금 저는 눈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절여 오는 아픔이 있습니다.
그리움의 끝에는 침몰되는
아픔이 있는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