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 칼럼 2015. 10. 21. 02:27

이 만원의 행복

 

 

이 만원의 행복

                               백동흠 목사

가난한 가정입니다.
근근이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집입니다.
그 집은 항상 행복했습니다.

하루는 남편이 아내에게
“여보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없는 살림에 너무 고생이 많지?
요즈음 얼굴이 많이 핼쑥해 보여 고기 집에 가서 영양 좀 보충하고 와.”
아내의 손을 감싸 안으면서 돈 이 만원을 건네주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말 한 마디에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그려나 아내는 가족들을 두고 혼자 고기를 먹으려 갈수 없었습니다.
아내는 그날 오전에 밖으로 나가시는 시 아버지에게 말 합니다.
“아버님. 변변히 용돈 한번 제대로 못 드리는데 죄송해요.
작지만 이것으로 친구 분들과 점심이라도 사드세요.”

시 아버지는 고마워했습니다.
없는 살림을 하는 며느리가 늘 안쓰러워했습니다.
그래서 차마 그 돈을 쓰지를 못했습니다.
그 대신 친구들을 만나 며느리 자랑만 신나게 했습니다.
시아버지는 비록 가난했지만 행복해 하셨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주말을 기해 집에 왔습니다.
아들은 엄마 아버지에게 말합니다.
이제 2년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학교 졸업하면 좋은 직장 얻고 엄마 아빠 호강 시켜 드릴게요.
그리고 할아버지도 제가 용돈 많이 드릴거구요.

손자의 모습이 너무 대견스러워
할아버지는 대학교로 돌아가는 손자에게
며느리에게 받은 돈을 주머니에 넣어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애야 너 학교가거든 맛있는 것 사 먹어라”
손자는 할아버지의 사랑에 그렇게 좋아할 수 없었습니다.

대학으로 돌아간 아들은 이 돈과 함께 편지 한 장을 썼습니다.
“엄마! 건강하시고 힘내세요. 아들이 있잖아요?
작지만 이 돈을 가지고 아빠랑같이 맛있는 것 사서 같이 드세요.”

아내는 아들의 편지와 돈 이만 원을 남편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아내는 너무 너무 행복해 하는 것입니다.
참 아름다운 가정 행복한 가족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 얼마 전입니다. 저의 아내가
위의 내용이 실린 어느 월간지의 한 쪽을 찢어서
저로 하여금 보라고 저의 책상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쪽지에 끝자락에 한 도막의 글을 적어 놓았습니다.

“여보 우리도 이렇게 살지요.”

“이렇게 살지요.” 라고 하는 한 도막의 글을 읽으면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마음이 스며 왔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니 참 재미있고 아름다운 세상이었습니다.

이만 원의 행복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