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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9. 04:39
비속의 숲
비속의 숲
백동흠
오랜 가뭄이었다.
지치고 힘든 흔적이
숲에 가득했다.
그래도 다들 흔들림 없이
숲을 지켜 왔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송은 다들 잘 견디어
주었다고 축복하고
뿌리부터 말라오던
어린 나무들은
가지 끝에서 살아온다.
누렇게 변해 버린
수풀들도 다들 일어나
춤을 춘다.
흠뻑 젖어드는
바위 조차로
너무 시원하다고
껄껄 웃어 제킨다.
비속의 숲
그들의 생기가
내게도 흠뻑 젖어온다.
내 영도 맑게 일어나
함께 웃어진다.
< 詩作노트>
오랜 가뭄이었습니다. 비 내리는 숲을 찾아 갔습니다.
흠뻑 젖어드는 것이 너무 정겨웠습니다.
오랜 가뭄의 세월을 흔들림 없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잘 견디어 주었다고
서로들 격려하며 축복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숲 속 한 복판
조용히 서 있는 나에게도 그들의 생기가
전해져 옵니다. 내 영혼도 어느 틈엔가
흠뻑 젖어 들며 그들과 동화되어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아!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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