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 칼럼 2016. 7. 9. 05:31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목사님이 있습니다.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목사님이 있습니다.

                           백동흠 목사 

약 300명 정도 모이는  이민 교회를 담임하시는 목사님이십니다.
제가 소속된 노회의 목사님이십니다. 
3월 정기 노회 때에도 아무 말씀이 없었습니다.
6월 들어서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를 사임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노회의 임시 당회장 파송 건으로 전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세세한 내막은 잘 모르지만 대화중에 참 산뜻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 때문에 당회가 갈등이 생겼습니다.
다 좋은 장로님들인데 저로 인해 갈등의 영역을 넘어 분열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은 늦지 않았기에 제가 사임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저를 옹호해 주는 장로님과 성도님들에게는 너무 죄송스러우나 
장로님과 성도님들이 저로 인해 분열이 생기고 시험이 들게 되면
좋은 성도들이 상처를 받고 지역 교민들에게 실망을 줄 것 같기에 
나 하나 낮아지고 죽어 지면되겠기에 6월 말일 부로 사임하기로 했습니다.

목사님의 언어의 표현은 변명이나 탓하는 말 한 마디 없이 깨끗하고 단순했습니다.
제가 또 물어 보았습니다.
그럼 임지는 정해져 있는 것입니까?
“제가 섬기는 성도가 있고 목회의 터전이 있는데
다른 임지를 뒤에서 알아보는 것 자체가 제게는 용납이 아니 되었습니다.”
주님이 알아서 보내 주실 것입니다. 제가 선교사로 일할 때에도 
항상 주님이 앞서서 보내 주셨습니다.”

목사님은 제게 물었습니다.
“제가 교회를 사임하게 되면 노회에 어떤 행정 조치를 취해야 할까요?”
“두 가지를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나는 교회사임 청원을 내어 주시고
또 하나는 임시 당회장 파송 청원을 노회 서기에게 보내 주시면 될 것입니다.”
“예 그렇게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전화 대화는 이것이 다였습니다.
그런데 진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이상하게 저의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이상하게 은혜스러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나성 영락 교회가 생각이 났습니다. 
똑같은 이유로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많은 교회가 기득권의 싸움으로 지역 사회에 본이 되어 주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판의 소리 냉소하는 글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런 한복판에서 
저는 참 좋은 목사님 한 분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든지 자신을 비어 드리고 자신을 포기 할 줄 아는 목사님이
계시다는 사실에 대해 왜 이리 기분이 좋은지 모를 일입니다.

이런 사실들이 신문에 대서특필로 났으면 합니다.
방송에서도 저녁 특종으로 방송됐으면 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아무렇지도 안다는 듯이 침묵하는 가 봅니다.

성경은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가 있다고 했습니다.(고후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