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 칼럼 2014. 8. 29. 14:59

교황의 방한과 한국 교회의 위기3

교황의 방한과 한국 교회의 위기의식3 

                                백 동흠목사

푸른편지의 글을 읽고 답신을 주신 분들과
몇 몇 목사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적대적 흐름입니다.
그 적대적 흐름과 반론에 대해 저도 100% 공감합니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 보았다면 우리 한국 교회의 미래는 절망적일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을

첫째는 교리적으로만 접근하면 안 됩니다.
맞는 말입니다.
천주교는 다원주의적입니다. 그러기에 오직 복음으로만 구원을 외치는
개신 교회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차라리 저는 천주교는 기독교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교황의 인품과 메시지를 교리로 접근해서
비판만하고 정죄만 한다면 더 중요한 것을 놓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왜 그가 영광을 받는 자리에 있는가도 말할 이유도 없습니다.
영광이 아닐 것입니다. 존경일 것입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닌 일반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고 따른다고
프란체스코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게 한 분입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교황에게 영광을 돌리는 것이 아닙니다.
존경을 표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교황을 미래의 적그리스도의 실체라고 말하는 것도 안 됩니다.
어쩌면 맞는 말이 될 수 도 있습니다.
계시록에 나오는 모든 종교를 하나로 묶어 적그리스도에게 들어 받치는
“음녀”의 실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적그리스도라고 외쳐보았자 전혀 설득력도 없을 것 입니다.
오히려 한국 교회를 이상한 종교 집단으로 내 몰릴 것입니다.

셋째 쇼맨십이나 고도의 전략이라고 말해도 안 됩니다.
50불짜리 시계를 찼고 기아의 소형차를 타고 가장 가난한 자를
찾아다닌 것이 다 보여 주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한다면
한국 교회는 남의 인격과 진실을 부정하고 비판하는 질이 떨어진 집단으로
오히려 사람들에게 냉소를 당할 것입니다.

넷째는 구호만 외치고 돌아갔다고 말해서도 안 됩니다.
먼 거리에서 펑펑 대포만을 쏘았습니다. 사랑의 대포 말입니다.
그런데 가난한 자, 약한 자, 소외된 자,
그리고 신음하는 자의 아파하는 마음에게 많은 위로가 됐습니다.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울었습니다. 자신의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교황은 진짜로 아파해 주고 품어 주었습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못 느끼었는지요?
프란체스코 효과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닐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여!

아시겠는지요?
교황이 있는 자리는 원래 한국의 교회가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 우리의 부모님들이 너무나 가난하고 마음이 아플 때
저기에 큰 기둥하나가 있었습니다.
나의 아버지도 엄마도 그리고 이웃집의 할머니도
그 기둥을 붙잡고 엉엉 울었습니다. 그리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바로 그 기둥이 한국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사람들이 교황에게로 몰려갔습니다.

단순한 구호로만 치부한다면
그 사람은 한국 교회의 위기가 무엇인지를
진짜 모르는 사람일 것입니다.
진짜 한국 교회의 위기가 무엇인지 아시는지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