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2. 08:27

조국의 청문회

조국의 청문회

         백동흠

뻔한데
다들 느끼고 있는데
전혀 아니라고 
잘 모른다고
가장 진실한 모습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얼굴에
최고 학부의 지성으로 
이마를 가린 긴 머리를
손으로 치켜 올릴 때의 
그 모습은 너무 
멋있었습니다.

얼마나 존경스러웠을까요?
얼마나 부러웠을까요.
얼마나 선망했을까요.
다들…….

그렇게 선한 목소리에 
착한 모습 깊은 곳에
숨겨진 것들이
들추어지기 전까지 말입니다,

누군가 제게 말합니다.
그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보았다고 

조국에게서
나를 느꼈다고

마지막 날
나의 청문회를 앞에 두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보여주는 
그의 청문회였다고 말입니다.

***
숨은 것이 장차 드러나지 아니할 것이 없고 
감춰진 것이 장차 알려지고 나타나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 (눅8:17) 저희가 산 자와 죽은 자 
심판하기를 예비하신 자에게 직고하리라(벧전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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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초대


가을 초대

                 백동흠

맑고 하늘은 
마음을 비우게 하고

소슬히 부는 바람이
마음의 골을 따라 스며와 
영혼을 불러낸다.
 
숲 마다 붉은 사랑으로 
온 몸을 불태우는 
단풍잎들은 

그 마지막
가는 길이 눈물겹다.

나의 영혼을 
맑게 물들이며
붉게 타오르게 하는 가을은 
사랑을 함께 노래하자고 
나를 초대한다. 


***
우리 네 삶의 현실을 보면 참 많이 속이 상합니다.
집착과 욕심에서 못 벗어나는 것이 너무 안타갑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모처럼 숲에 갔습니다.
언제가 항상 그 모습 그대로 너무나 안정되고 평화로웠습니다.
맑은 하늘은 마음을 비우게 하고 찬바람은 영혼을 맑게 했습니다.

붉은 단풍잎 하나가 머리위로 떨어집니다.
제게 말 한마디 합니다.
순리같이 떠날 수 있음에
이렇게 아름답게 물들이고 떠날 수 있음에
이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너는 아니?

집착의 끈을 끊게 해 주고 
끝없는 욕심도 비우게 하며
사랑으로 붉게 물들이며
평화롭게 떠날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한번 해보지 않겠니? 

가을이 나를 초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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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날- 어머니의 송편

어머니의 송편


           백동흠


밀가룬지

쌀가룬지

그것도 모른다.

 

콩보다

깨가 담긴 송편이

더 좋다

 

쫀득한 것이

꿀같이 달다

 

솔잎 향기가

펄펄 하는

어머니의 송편은

 

세월 많이 흘렀건만

지금도 그 맛이

내 안에 살아

맛을 내고 있다



어머니가 넘어지기 전 고향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고향에 가서 고향을 잃어버리고 왔다고 합니다.

고향은 낯선 타향이 되어 있고 그리운 분들은 한 분 두 분

다들 세상을 떠난 나 봅니다.

돌아 와서 하시는 말씀이 고향 가서 고향을 잃어버리고 왔다고 합니다.

 

난 그저 비행기 한 번 타면 다가 갈 수 있는 것이

한국이고 고향이라 생각했는데

그러나 돌아 갈 수 없는 먼 길이 바로 세월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넘어 지셔서 병상 생활하시던 중 제가 말씀을 드립니다.

어머니 이제 빨리 건강 회복하시고 한국에 가시고 고향도 가야지요?“

어머니는 답합니다.

고향에 가보아야 다들 떠나고 없는 걸 이제 나도 가야지…….“

내게 남은 한 가지 희망은 하늘나라야 하늘나라그리고 찬양을 부릅니다.

만나보자, 만나보자 저기 뵈는 저 천국 문에서

만나보자, 만나보자 그날 아침 그 문에서 만나자

곡조 없는 찬양입니다.

 

넘어지신 후 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병상 생활이 이제는 침상 생활로 바뀌었습니다.

몸도 굳어 지셨습니다손도 발도 굳어지셨습니다.

그리고 정신도 많이 흐려지셨습니다.

그런데 얼굴은 평안이 서려 있습니다.

언젠가 꿈속에서는 천국을 거닐었는가봅니다.

그러다가 잠에서 깨어나서

아니 지금 내가 아직 육체 가운데 있네!” 하시는 것입니다.

 

눈을 감으면 너무나 평안하게 깊은 잠을 주무십니다.

눈을 뜨면 창 넘어 구름을 바라봅니다.

저 구름 건너편, 고향을 보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운 이들의 얼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미 언도도 굳어 졌지만 그 눈동자에는 그리움이 가득 고여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돌아 갈 본향을 보는 것 같습니다.

홍조가 띤 불그스레한 얼굴이

영혼의 그윽이 깊은데서 흘러나오는 하늘 평화가 가득한 얼굴입니다.

 

굳어 버린 어머니의 손을 보면서

올해 추석은 어머니가 만든 그 송편이 너무 먹고 싶었습니다.

그때 그 맛이 살아 남면서

다시 먹지 못할 그 때 그 송편이 몹시 먹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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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모님의 소천


사랑하는 사모님의 소천

                        백동흠

그래서 
푸른 하늘이
잿빛이 되었나보다

마치 저 빈들에 핀
두 송이의 꽃같이 
유난히 돋보인 사랑이었어!

때론 외로울 때
서로에게 큰 즐거움이 됐고

힘들고 어려울 때
서로 받혀주는 바람막이가
되어 주었지

아무리 어두워도
그 사랑은 희망이었어!

항상 화사하고 밝았지 
그리고 따스했어!

마지막 가는 길도
그런 모습이었어!

평안한 얼굴에 
밝은 눈동자에
환한 모습으로 가는
그 길이 눈물겨웠지

그래 
그런 사랑이 떠나는데
그리고 보내야 하는데

사람들은 몰라도
하늘은 알았을 거야
이다지도 잿빛을 띤 것은
그 마음이 많이
아파서 일거야

나도
내 마음도 
너무 안타깝고 아픈데


*****
부부는 닮는가 봅니다.
목사님의 얼굴이 항상 그런 얼굴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사모님도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5년전 암으로 투병하는 어느 날 병원으로 심방을 갔었습니다.
병실 자체가 화사스러울 정도 그 얼굴이 밝았습니다.
그 얼굴의 모습에 들려주는 대화 하나 하나가 주의 은혜로 넘쳤습니다.
그 후로 완치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고
종종 부부로 만날 때 마다 유난히 서로를 섬겨주는 모습이 애듯하였습니다.
빈들같은 세상에 핀 두 송이의 꽃같이 돋보인 사랑이였습니다.
서로가 바람막이가 되여 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고 
항상 밝고 따스하고 화사한 그런 분위기로 서로를 감싸 주는 그런 모습이
참 아름다운 사랑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5년이 지난 어느 날 그때 남은 아주 작은 암 덩어리가 살아났는가 봅니다.
육개월의 투병이 있었고 제가 알고 찾아 갔을 때는 병원에서도 
손을 놓은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불과 3주만의 일이었습니다. 
육체는 많이 망가지고 있었지만 그 얼굴은 너무 평화로웠습니다.
이미 그 영은 주의 나라의 영광으로 가득찬 모습이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본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틀후 돌아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마음은 많이 아팠지만 왜 이리 위로가 되며 소망이 되는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죽음 건너편에서 우리를 기다려 주는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날 따라 푸른 하늘이 잿빛하늘이 된것도
그런 사랑을 보내야 하며 떠나야하는 아픔을 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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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깊음이 있는 삶


영성- 깊음이 있는 삶

                 백동흠

전에
바람 물결
요동할 때 
밤새 뒤척임이 있었다.

문제를 다루는
나 자신이 
앝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쉽다
단순하며 
담담하여
흔들림이 별로 없다.

이제의 나는
과거의 나가
아닌 까닭이다.

밖에서 불어 대는
바람보다

내 안에
뿌리 내린 삶의 깊이가
나를 지켜 주기 
까닭이다.


시작노트

전에는 북잡했던 문제들이 지금은참 쉽게 생각되고
단순하게 풀어 나가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어느 틈엔가 밖에서 부는 바람보다
안에서 들려 오는 내면의 음성에 뿌리를 내린 까닭이었습니다.

영성 훈련
주님 앞에 잠잠히 리다리는 훈련은 참 좋은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 분 앞에서 깊이를 더하는 삶인것을
점차  깨달아 알아지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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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소원        

          백동흠 

언제라도 부르면
달려 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편히 다가와
등 기댈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별 말없어도
위로가 되여 지고

옆에만 있어주어도
마음이 든든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생각만 해도
늘 고마워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어제는 모처럼 친구의 집을 찾았습니다.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그저 전화상으로 안부를 묻고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 대화해 보니 친구의 아내는 고통 속에서 
투병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항상 밝은 얼굴로 대해 주며 유난히 부부의 사랑스런 모습을 
많이 보여 주던 친구를 생각할 때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인생길에 힘이 들고 어려울 때
언제라도 편히 다가오게 하며 조용히 옆에 있어주어도
위로가 되고 든든하게 받혀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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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향기



커피 행복 

            백동흠

내 안에 가득히
살아 나오는 그대는
커피 한 잔에도
그리움으로 고이나 봅니다.

찬바람이 이는 날
햇살 가득한
창가에 앉아
그대를 마셔 봅니다.

환하게 웃는
그대의 모습이
커피 향속에 섞여
온 방 가득 그득합니다.

코끝에 다가오는
그대의 향기는
너무나 감미롭습니다.

내안에
가득히 살아 나와
짙은 향으로
고이게 하는 그대는

오늘도
한 잔의 커피 속에
행복을 주고 있었습니다.  

아!
사랑합니다.
나의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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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생명 

           백동흠

너무나 약해서
곧 금방 꺾일 것 같은데

혹독한
바람과 추위에
이내 죽을 것 같은데

너무나 거칠어서
못 살아 남을 것 같은데

견뎌낸다.
헤쳐 나온다.
이겨 나온다.

생명은
그렇게 모질고
끈질긴 것인가?


스스로 너무 약합니다. 환경도 너무 거칠고요
혹독한 바람과 추위에  
이내 죽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겨 내내요. 끝내 견뎌내더니
헤쳐 나오고 있었습니다.
생명은 이렇게 모질은 가 봅니다.
환난이나 곤고나 위험이나 칼이랴....(롬8:35)
성경말씀이 떠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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