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7. 03:03

철길(鐵路)의 사랑

 

철길의 사랑

               백동흠

외줄 같이
홀로만 가야 하는가?

나와 그대의 사이는
평행의 사이여야 하는가?

때론 외롭고 추워서
만나주고 싶고
품어 주고 싶고
따스한 사랑을
나누어 주고 싶은데

서로를 그리워하는 만큼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어야 했습니다.

차라리
휘어져 각자의 길을
갈 수 있으면
아프지도 않으련만

다가가지 못하고
떠나가지 못하는
사랑이요
운명인가 봅니다.

너무나 쉽게 만나
너무나 쉽게 깨지는
요즈음 세대의 사랑 앞에서

채우지 못한 그리움에
목이 마른다하여도
두 개의 선로가
한 길이 되어
오랜 세월 함께 달려온
그 사랑이 보기에
너무 아름답습니다.


시작노트

무슨 뜻의 시인지를 아시겠는지요?
서로를 맞 닿을 수 없는 거리에서
함께 가는 철로의 모습속에서
어느 할머니의 사랑을 보았습니다.

“어이구 저 웬수” 라고 하면서
한평생을 살아 온 어느 할머니였습니다.

"임자 고마워 너무 고생을 시켜 미안해
함께 해주어서 너무 행복했어"
마지막 가시는 길에 고백한 할아버지의 말씀앞에서
한 없이 눈물을 흘리시는 할머니 모습이였습니다.

그들의 모습 속에서  
철길의 사랑을 보았던 것입니다.
“웬수”가 되어
저만큼 거리를 두고 맞닿을 수 없는
평행의 삶을 살았지만
그래도 한 길 되어 오래 세월 함께 살아 온
노부부의 사랑이 왜 이리 아름다운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너무나 쉽게 만나 너무나 쉽게 헤어지는
요즈음 세대의 사랑을 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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